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新)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한 윤상현 의원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출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선 원내대표 선출 시기를 놓고 당내 세력 간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또다시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새 원내대표는 전당대회까지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해야 한다"며 "원내 대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분열된 당을 하나로 묶고 안정적으로 이끌 리더십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이 전 대표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사건(4차)을 심리한다. 이 전 대표가 지난 5일 ‘비상상황’을 구체화하는 개정 당헌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사건(3차)도 같은 날 추가 심리할 예정이다. 비대위가 법원 결정에 따라 좌초될 경우 차기 원내대표가 ‘원톱’으로 당을 이끌어야 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윤 의원은 "가처분 결과조차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서두를 일이 아니다. 최종 심문은 2주 후인 28일이다”며 “일단 가처분 쳇바퀴부터 벗어난 뒤 정치를 통해 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적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권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데 따른 조치다.
국민의힘의 새 원내사령탑 선출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출 방식부터 후보군, 임기까지 모든 게 안갯속이다. 호남을 지역구(전북 남원·임실·순창)로 둔 재선 이용호 의원이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당 일각에선 ‘합의 추대’가 거론됐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의 등판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4선 김학용, 3선 김태호·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 등이다. 무엇보다 당 내부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향배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윤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 연기 주장을 두고 윤 의원이 본격적인 존재감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은 물론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윤 의원을 ‘신 윤핵관’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윤 의원도 잠재적인 당권 주자인 만큼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세력 다툼이 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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