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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건설회사는 지붕 설치 작업에 시간당 20달러를 지급하겠다며 멀리 떨어진 텍사스주는 물론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에서까지 인부를 구하고 있다. 이 지역 거리에서는 채용 공고 현수막을 내건 상점을 쉽게 볼 수 있는데, KFC 매장은 시급 15달러에 장학금 혜택까지 약속했다. 10월 핼러윈데이에 ‘한철 장사’를 준비하는 코스튬 판매업자는 일찌감치 호텔방 수백 개를 예약해놓고 도시 밖에서 임시직 직원을 모으고 나섰다. 구직자가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는 미국 노동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수수께끼 같은 일이 다른 선진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2분기 성장률이 0%로 고꾸라졌는데도 실업률은 4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직원을 못 구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뉴질랜드 역시 1분기 경제가 역성장했지만 실업률은 3%대 초반에 그쳤다.
경제학자들은 노동인구 감소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대다수 선진국이 고령화를 겪으면서 노동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더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부진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많아진 데다 미국의 불법 이민자 단속,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같은 정책적 변수도 있었다.
미국 65세 이상 인구의 노동참여율은 2020년 초 26%에서 최근 23%로 감소했다. 독일 등에서도 향후 10년간 수백만 명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 노동력 부족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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