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24만명 늘었지만…재고 치솟고 수출 둔화 "고용 곧 꺾일 것"

입력 2022-09-16 17:57   수정 2022-09-17 02:43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4만 명 늘었다. 8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80만7000명)의 30%가 제조업에서 나왔다. 수출이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제조업 고용이 호황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 2분기 제조업 재고는 26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비롯해 휴대폰, 디스플레이 수출도 지난달 일제히 감소했다. 제조업 일자리 호황 국면이 조만간 막을 내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0개월째 제조업 취업자 증가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15세 이상 기준)는 2841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만7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452만9000명으로 24만 명 늘었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2만3000명), 농림어업(9만 명)에서도 일자리가 증가했다. 반면 협회단체·수리·기타서비스업(-3만9000명), 건설업(-2만2000명), 도소매업(-1만4000명)은 취업자 수가 줄었다.

제조업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것이다. 8월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폭은 동일한 통계 기준을 적용해 비교 가능한 2013년 1월 이후 최대다. 작년 11월 이후 10개월째 제조업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제조업 일자리는 2017년 이후 작년까지만 해도 감소 추세였다. 8월 기준으로 보면 2017년 454만4000명에 달하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428만9000명까지 줄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됐고, 중국 등 신흥국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경쟁이 심화된 데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린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제조업 취업자 규모가 아직까지 2017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올 들어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는 점을 꼽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5월엔 21.4%에 달했다. 6, 7, 8월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도 566억7000만달러로 역대 8월 기준 최대였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중에서도 기계장비, 전기장비, 식료품 제조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수출 증가가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유입이 더딘 점도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 요인이다. 외국인 인력이 부족한 만큼 산업 현장에서는 국내 인력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어두워
문제는 제조업 고용 호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발표한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조업 재고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계절조정치) 높아졌다. 분기별 수치로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 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재고 증가 흐름은 작년 2분기를 저점으로 네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분기 기준으로 장기간 재고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년 후 4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3분기부터는 생산 감소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주요 제조업 품목 수출도 꺾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휴대폰(-3.3%), 디스플레이(-5.3%) 수출도 위축되면서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은 4.6%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9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향후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경기 불확실성 확대를 거론하며 “향후 고용지표는 증가폭이 서서히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진/이상은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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