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께 포항 남구 청림동 도로를 달리던 차에서도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긴급 출동한 소방대원 덕분에 10여 분 만에 불을 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차량은 6일 태풍으로 인해 침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새벽 남구 오천읍 한 주택 주차장에선 운행을 마치고 주차됐던 차량이 불타기도 했다. 이 차량 역시 침수 피해를 봤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수의 화재 차량 운전자에 따르면 태풍 피해가 있던 당시 자택에서 먼 거리에 차를 주차해 침수 정도를 몰랐던 사례가 많았다.
침수 차량 화재의 원인은 전기 합선이다. 차량 내부 배선 등 전기 부품에 물이 들어가면 방수 처리가 되지 않은 접합 부위가 부식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합선이 발생하면 화재로 이어진다. 배수구에서 역류했거나 하천의 토사가 섞인 빗물은 부식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해 화재 위험이 더 크다는 게 소방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차량 내부 시트를 확인했을 때 빗물에 침수된 흔적이 있다면 차량 하부에 있는 전기부품들이 산화되면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타이어가 반 이상 물에 잠긴 정도의 침수 피해가 있었다면 일단 ‘차량화재 위험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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