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고용지표는 서서히 증가폭이 둔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2902만5000명 중 실업자는 61만5000명에 그쳤다. 실업률은 2.1%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고용률은 72.8%로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높아졌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2년 7월 이후 8월 기준으로 40년 만의 최고치다.
하지만 ‘고용 호황’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경기가 꺾이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이날 ‘9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높은 수준의 물가가 지속되고 경제심리도 일부 영향을 받는 가운데 향후 수출 회복세 약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6월 이후 4개월 연속 ‘경기 둔화’를 언급했다. 지난달 경상수지가 적자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취업자는 이미 3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80만7000명을 기록하면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시차를 두고 고용이 감소하고 실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지난달 고용 호황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가깝다는 의미다.
8월 폭우로 일을 쉰 일용직 급증…코로나 회복 ‘반짝효과’ 분석도
정부는 구직단념자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한 사람이 2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가 오면 건설현장이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사례가 많은데 비가 여러 날 오는 경우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한 달 정도 일을 쉬는 사람이 있다”며 “이들을 실업자로 여기면 실업률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낮은 실업률이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란 해석도 있다. 외국에서의 근로자 유입이 줄면서 내국인 고용이 늘었다는 것이다. 2020~2021년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통해 고용을 최대한 유지한 상황에서 경기 회복으로 서비스업 고용이 크게 늘어나자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낮은 실업률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7월 3.5%를 기록했다. 2020년 2월을 제외하면 1969년 이후 최저다. 독일의 6월 실업률은 40년 만에 가장 낮은 2.8%였다.
하지만 이 같은 좋은 고용지표가 이달 이후에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고용지표도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고물가 지속, 금리 인상, 수출 증가세 둔화 등이 고용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든) 직접 일자리가 줄어들고, 인구 감소 영향이 커지는 내년에는 둔화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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