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필요없는 새 이더리움…엔비디아 울상

입력 2022-09-18 17:31   수정 2022-09-19 00:18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의 여파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인 엔비디아로 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을 채굴 방식의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절차다. PoW에서 이더리움 블록체인 거래 유효성 검증에 GPU가 필요했지만, PoS에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블록체인상 거래 유효성 검증을 위해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지분에 비례해 신규 이더리움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채굴업체들이 내놓을 중고 GPU도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제 PoW 방식으로 채굴할 수 있는 글로벌 암호화폐는 레이븐코인, 이더리움클래식 정도다. 더 많은 채굴업체가 이들 암호화폐로 몰리면 채굴 난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채굴원가가 치솟으면 당연히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 전문매체들은 “사실상 PoW 방식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렇게 되면 채굴업체들은 채굴기를 중고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다.

GPU 시세는 급락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 3월 내놓은 주력 모델 ‘GeForce RTX3090 Ti’는 지난달 평균 1247달러(이베이 기준)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6.7% 하락했다. 채굴용으로 많이 쓰이는 ‘GeForce RTX3080’은 같은 기간 771달러에서 683달러로 11.3% 떨어졌다. 지난달 16일 188.79달러였던 엔비디아 주가는 한 달 만에 30% 넘게 급락하면서 130달러 선이 깨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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