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62조→9조'…글로벌 스타트업 기업가치 '뚝'

입력 2022-09-19 17:00   수정 2022-09-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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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투자 경기 위축으로 글로벌 스타트업의 몸값이 떨어지는 추세다. 스타트업 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시리즈A 투자를 받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평균 기업가치는 1분기보다 14% 하락했다. 1분기엔 평균 7200만달러(약 1000억원)이었던 게 6200만달러(약 860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에 시리즈B단계 투자를 받은 회사들은 평균 2억4200만달러(약 3300억원)에서 2억400만달러(약 2800억원)으로 몸값이 16% 축소됐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에 따른 투자 위축 영향이다. 시리즈C 기업은 평균 몸값이 같은 기간 6억8000만달러에서 6억1400만달러로 10% 줄었고, 시리즈E 이상은 같은 기간 2% 하락했다. 다만 시드 투자 단계 회사들의 몸값은 평균 8%, 시리즈 D 투자는 12% 전 분기보다 불었다.


CB인사이트는 스타트업들이 투자 단계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B인사이트는 "2분기 평균 기업가치가 1분기에 비해 하락했긴 하지만 전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아 추가적으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시장 영향을 가장 강하게 받은 시리즈 E이상 회사들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평균 몸값이 2% 하락했다"고 했다.

벤처 투자 시장이 주춤하면서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들이 기업가치를 깎아서라도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7월 65억달러(약 9조원) 가치로 8억달러의 신규 투자를 조달한 스웨덴 BNPL업체 클라르나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에 투자받을 때 기업가치 456억달러(약 63조원)를 인정받았지만 1년만에 몸값의 85%가 깎였다. 클라르나는 당초 기업가치를 500억달러로 산정해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펀딩을 마무리짓지 못했고 기업가치 65억달러에서 신규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분야별로 보면 투자자가 몰리며 급성장한 핀테크 분야의 인기가 식었다. 2분기 핀테크 스타트업에 몰린 투자금은 204억달러(약 28조원)로 1년 전의 절반 수준이었다. 핀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유니콘 등장도 더뎌졌다.

올 3분기 전 세계에서 새로 등장한 유니콘은 27개에 그칠 전망이다.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면서 전 세계 스타트업 시장이 뜨거웠던 작년 3분기(136개)와 비교하면 5분의 1로 급감했다. CB인사이트는 "스타트업들이 몸값을 올리거나 유지하기 위해선 성장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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