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영국과 스위스, 일본, 브라질, 대만 등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일본과 브라질을 제외한 대다수 중앙은행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전망이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웨이는 연 1.75%에서 연 2.25%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연 5.5%에서 연 6.25%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는 “이번주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폭을 합하면 500bp를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이번주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가 연 -0.25%인 스위스는 22일 최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기준금리가 연 0.5% 이상 돼 2014년 이후 8년간 이어진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난다. 스위스와 함께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던 덴마크도 이달 초 기준금리를 연 -0.1%에서 연 0.65%로 올렸다.
앞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7월 사실상의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났다. 7월 빅스텝에 이어 지난달 1999년 이후 첫 자이언트스텝으로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높였다. 유럽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자취를 감추면 주요국 가운데 금리가 마이너스인 곳은 일본만 남는다.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영국의 8월 물가상승률은 9.9%로 전월(10.1%)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4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물가상승률은 8월 4.69%에서 이달 6%를 넘을 전망이다.
달러 강세에 직격탄을 맞은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할 필요도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최근 3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유로당 0.99달러를 밑돌았다.
2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0bp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30년 만에 단행했다. 연 0.75%였던 스웨덴 기준금리는 연 1.75%로 뛰었다. 지난 7월 캐나다 중앙은행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울트라스텝이다. 시장은 당초 릭스방크의 자이언트스텝을 예상했다. 한국은 7월 빅스텝에 이어 8월 25bp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연 2.5%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빨리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응답자들은 현재 8%대인 미국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 6.8%, 내년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Fed의 목표치인 2%는 2024년에나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의 57%는 고강도 긴축정책의 결과로 향후 12개월 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Fed가 긴축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 기준금리가 연 4.5% 이상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며 “Fed가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려도 놀랍지 않다”고 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거시경제전략 본부장은 “Fed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1.5%포인트 올려야 고통이 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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