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23일 15: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회사채 수요예측 완판에 성공했다. 신용등급 BBB급 한계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위축 후폭풍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2일 열린 500억원 규모 2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추가 청약으로 100억원의 자금을 더 확보했다. 최대 8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는 29일 발행하는 게 목표다. 확보한 자금은 채무상환에 300억원을 사용하고 남은 자금은 운영비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BBB급 비우량 회사채 약점에도 호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주춤한 상태다. 지난달 45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SLL중앙은 220억 원어치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수요 등에 힘입어 호성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 수준이다. 고금리의 저신용 회사채에 대한 증권사 등 리테일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공모 희망금리로 연 5.8~6.5%를 제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조기 종료한 뒤 발행 시장에서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두산그룹은 2020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을 긴급 지원받는 재무 약정을 체결하면서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간 바 있다. 지난 5월 4년 만에 추진한 공모채 시장에서 모집금액인 4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1020억원이 모이기도 했다.
IB 업계에서는 탄탄한 실적 기대감 등이 발행시장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내다봤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8390억원, 5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대비 각각 45.6%, 11.3%가량 상승한 수치다.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호재다. 미국 SMR 설계업체 뉴스케일파워와 SMR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MR는 발전용량이 대형 원전의 20~30%지만 건설 과정이 단순하고 안전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게 장점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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