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테마 ETF와 더불어 채권·리츠(REITs) 등 다양한 상품군에서 ETF가 쏟아지고 있다. 올 들어 우주항공, 원전, 인공지능(AI), 음식료 등을 테마로 한 국내 최초 ETF들이 증시에 상장했다. 만기형 채권 ETF나 월 배당(분배금) ETF 등 새로운 유형의 상품도 등장했다.
운용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이색 ETF가 출시되고 있지만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상장한 91개 ETF를 전수 분석한 결과, 하루 거래금액(3개월 평균 기준)이 1억원 미만인 종목은 36개(39.6%)에 달했다. 통상 ETF는 거래금액이 1억원을 넘어야 유동성공급자(LP) 도움 없이 호가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거래가 일어난다. 하루 거래금액이 1000만원 미만인 종목도 5개나 됐다.
하루 거래금액이 가장 적은 종목은 ‘마이다스 KoreaStock중소형액티브’(267만원)였다.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하루 거래금액이 137억원으로 올해 상장 ETF 중 가장 많았다. 전체 ETF 가운데 하루 거래금액이 많은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5278억원) 등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운용사들의 공격적인 ETF 출시를 두고 증권업계 시각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투자 상품의 다양화를 이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ETF가 출시되면서 과거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품 등을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흥행에 실패한 ETF들이 무더기로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자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한 지 1년 넘은 ETF의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음 반기 말에도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ETF는 상장폐지돼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원치 않은 시점에 투자를 멈춰야 하기 때문에 손실을 볼 수 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ETF는 유동성공급자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가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무분별한 상장으로 운용역 한 명이 지나치게 많은 ETF를 담당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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