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검수 시스템 투자 나선 네이버

입력 2022-09-25 17:54   수정 2022-09-26 00:56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인 크림은 지난해부터 총 74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금의 대부분은 리셀 제품을 검수하는 시스템에 투입됐다. ‘가짜 명품’을 걸러내 플랫폼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리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역량이라는 판단에서다.

김민국 크림 사업리더(CBO·39·사진)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가의 상품을 안전하게 중개하는 게 검수 플랫폼의 힘”이라며 “명품뿐만 아니라 가구, 수입차 등 다양한 영역으로 검수 적용 대상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크림은 국내에 처음으로 상품의 정·가품을 판별하는 검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은 개인 간 거래(C2C)를 활성화했지만 제품의 정·가품을 구별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김 리더는 “나이키 인기 제품인 ‘덩크로(범고래)’를 30만 개 이상 검수하면서 ‘짝퉁’을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김 리더는 “검수 영역을 넓혀 향후에는 수입 중고차도 검수하는 시스템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포이즌이라는 리셀 플랫폼은 BMW 등 수입 중고차도 검수한다”며 “크림도 중고차 업체와 함께 검수 시스템을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크림의 거래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7200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두 배가량 성장했다.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수익은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는 “수수료율을 높여 내년 초부터 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했다. 크림은 다음달 구매 수수료율을 3%로 인상한다.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톡엑스의 수수료가 8%대라는 점에서 크림의 수수료율 인상이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크림은 한정 상품을 사고파는 리셀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들이 자사몰 판매 비중을 늘리기 위해 한정판 상품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크림은 연말까지 서울 영등포구 당산에 검수센터를 증설할 계획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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