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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사상 첫 여성이자 파시즘 창시자 베니토 무솔리니(1922∼1943년 집권) 이후 79년 만에 첫 극우 성향의 지도자를 맞이하게 됐다.
2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확실시 되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극우) 대표는 "이탈리아 국민은 Fdl이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에 명백한 지지를 보냈다"면서 "Fdl은 모든 이탈리아인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승리 선언했다.
그는 "상황이 어렵다. 모두의 기여가 필요하다"면서 "이탈리아 형제들에겐 자랑스러운 밤이다. 그러나 이건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멜로니에게는 '여자 무솔리니'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멜로니는 15살 때 네오파시스트 성향의 정치단체 이탈리아사회운동(MSI)의 청년 조직에 가입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MSI는 1946년 베니토 무솔리니 지지자들이 창설한 단체다. 1995년 해체됐지만 멜로니가 2012년 MSI를 이어받은 Fdl을 창당하고 2014년부터 대표직을 맡았다.
그는 2006년 29세에 하원 의원이 됐고, 2008년 당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청년부 장관이 되며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31세) 장관이 되기도 했다.
멜로니는 '강한 이탈리아'를 표방하는 극우 정치인으로, 반이민·반유럽통합 등을 내세워왔다. 그의 집권에 따라 이탈리아의 보호무역주의로 회귀, 대러시아 제재 반대, 동성애자 권리 후퇴, 유럽연합(EU)의 분열 등이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시선이 있다. 앞서 멜로니는 아프리카 이주민이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을 피해자 동의 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정도로 반이민·동성애 등의 의제에선 강한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멜로니는 총선을 앞두고 다른 극우 정치인들과는 달리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등 친유럽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은 22일(현지 시각) 멜로니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이라고 칭하며 "멜로니가 EU로부터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받아내기 위해 겉으로는 친유럽의 탈을 쓰고 있지만, 언제 태도가 달라질지 알 수 없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이 가톨릭 교회가 기념하는 세계 이민자와 난민의 날이란 점을 언급하면서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이민자와 난민이 존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미래를 건설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새롭게 하자"면서 "우리는 우리 공동체가 경제적, 문화적, 영적으로 성장하고 번성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이들 '형제·자매'에게 감사를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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