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물환 위험준비율 0→20% 상향 조정…위안화 방어 안간힘

입력 2022-09-26 15:58   수정 2022-10-26 00:01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선물환에 대한 위험준비금 비율을 오는 28일부터 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2년여 만에 1달러당 7위안 위로 올렸다.

인민은행은 외환시장 기대치를 안정시키고 거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위험준비금은 중국 은행들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무이자로 예치해야 하는 금액이다. 준비금 비율이 올라가면 외환거래 비용이 늘어나고 달러 선물 구매 수요가 줄어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당 7위안을 상향 돌파(위안화 가치 하락)하자 인민은행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이런 조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은행은 이날 상하이 외환시장 개장 직전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54% 오른 1달러당 7.0298위안으로 고시했다. 2020년 7월 7일 이후 2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역내 외환시장 환율은 기준환율의 상하 2% 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

역내시장 위안화 환율은 지난달 2.1%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선 4% 넘게 뛰었다. 이날도 장중 0.5% 넘게 상승했다. 기준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홍콩 역외시장 환율도 이달 들어 3.8% 올랐다.

인민은행은 역내외 외환시장 환율 흐름과 24개국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을 기초로 기준환율을 결정한다. 최근 시장 환율 상승세에 비해 기준환율이 더디게 올라 일각에선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통해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은행 등 금융회사의 외화 지급준비율을 8%에서 6%로 인하한 데 이어 이날 외환위험준비금 비율을 조정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환율에 개입하고 있다. 중국은 달러가 급격하게 유출되던 2015년 8월 31일 외환위험준비금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그 비율을 20%로 책정했다. 이어 약세 압력이 해소된 2017년 9월 8일 비율을 0%로 내렸다.

그러다가 2018년 8월 6일 위안화 약세가 우려되자 또다시 20%로 올렸으며, 2020년 10월 12일 0%로 하향 조정했다. 켄 청 일본 미즈호은행 외환전략가는 "외환위험준비금 비율 상향은 인민은행이 필요하면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국의 정책이 위안화 가치 하락세를 뒤집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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