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화 연일 최저치 경신…유로화도 급락

입력 2022-09-26 18:01   수정 2022-09-2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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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의 화폐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는 연이어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유로화 가치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강달러 현상에 영국의 ‘감세 정책’이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달러·파운드 환율은 장중 5%가량 하락하며 1.0327달러까지 밀렸다. 이후 낙폭을 줄이며 1.05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파운드화는 최근 2거래일 사이 7%가량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영국 정부가 지난 23일 50여 년 만에 내놓은 감세안에 영향을 받았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23일 총 450억파운드(약 68조6600억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소득세와 기본세율을 인하해 투자를 유치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도 추가적인 감세정책을 예고하며 정부 정책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시장은 감세안이 정부 부채를 급증하게 만들어 영국 경제를 위기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영국중앙은행(BOE)의 행보와 역행하며 물가를 더 밀어 올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BOE는 2회 연속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파운드화 급락은 유로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0.95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달러·유로 환율은 약 15% 내렸다.

외신들은 파운드화 약세와 더불어 이탈리아 총선도 유로화 가치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총리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부각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이탈리아 우파는 강력한 재정 지출과 감세 정책을 공약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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