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석달새 반토막 났다

경기침체 우려로 세계 상품 수요가 줄어들자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촉발된 공급망 위기로 치솟았던 해상 운임이 반토막 났다. 해운업체 실적도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영국의 해운 리서치업체 드루리를 인용해 세계 최대 항구인 중국 상하이를 떠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는 컨테이너선(40피트 기준) 운임이 지난 22일 기준으로 3779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비정기 단기 운송 계약 기준이다. 이 운임이 4000달러를 밑돈 건 2020년 9월 이후 처음이다.

6월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상하이와 북미를 잇는 40피트 컨테이너선 운임은 올해 초에 비해 70% 하락한 2684달러로 집계됐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23일 2072.04를 기록하며 연초(5109.6)의 절반을 밑돌았다.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해운업체 사이에서 화물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이 대폭 하락했다.

크리스마스, 핼러윈 데이 등으로 상품 수요가 증가해 해운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를 앞두고 운임이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 성향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먼 히니 드루리 선임매니저는 “최근 태평양을 횡단하는 컨테이너선 수요 전망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량은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수출액이 정체되기 시작해서다. 8월 중국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고, 수입은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 상하이 봉쇄 조치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중국 내 소비가 침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해운업계 실적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보복 소비로 폭증했던 해운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미 해운업계 전문가인 존 매카운 블루알파캐피털 창업주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해운업계 실적이 쪼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