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나흘째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5만전자'마저 위협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고 9만원으로 제시하면서 실제 주가와의 갭(차이)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가가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분명하다고 예상했지만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1.10%) 하락한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나흘째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5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21일 5만5000원, 22일 5만4300원, 23일 5만4200원에 이어 26일 5만3600원까지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8일(6만9500원·종가 기준) '6만전자'로 내려온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자 삼성전자 주가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달러 초강세 흐름이 꺾일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점도 외국인 증시 이탈을 유발하며 주가에 하방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국내 증권사는 총 20곳으로 평균 적정주가는 약 8만원이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이 9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내놨고 NH투자증권은 7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환경은 분기별 10% 중반 정도의 하락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고 전망했다. 내년 언제부터 가격 환경이 안정되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지금같이 내년 생산 계획이 줄어 들고 2024년도 생산도 낮게 유지된다면 적어도 하반기에는 가격의 안정 또는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래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좋을 때는 한없이 좋다 안 좋아지면 반대로 극심하게 얼어붙는 속성이 있다"며 "과거 패턴을 돌아보면 삼성전자 주가가 좋아질 때는 급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의 중장기적 기업가치 상승 모멘텀으로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 수익성과 극자외선(EUV) 기술력 중심의 지위 부각, 연말을 지나면서 성장 전략 방향성보다 구체화될 삼성 반도체 위탁생산(Foundry)을 꼽았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낸드(NAND) 가격은 2022년 고점대비 15% 수준의 조정을 받고 있으며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고 업계 상당수의 업체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만 가격 하락세가 지속됨에 따라 시장 내 통합(Consolidation) 필요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동사는 원가 경쟁력 기반으로 흑자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3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79조8000억원, 영업이익 11조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6% 떨어진 수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 세트 수요 부진으로 디램(DRAM) 출하량이 3% 감소하고 평균판매단가(ASP)는 1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3분기부터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에도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분석력을 갖춘 전망보다는 중계 수준의 코멘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때문에 리포트 대신 유튜브나 유사투자자문업체 등을 더 신뢰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나락가면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내고 주가 오를면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 내고 참 쉽죠?", "그런 쓸모없는 예측은 나도 하겠다", "애널들 목표가 내지도 마라. 한치앞도 못 보면서 어디서 목표가 제시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이 과하다며 그래도 리포트를 믿어보라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리포트는 여러 분석 방법, 재무제표, 실적, 기업탐방, 업계 동향 등을 골고루 분석해 작성하므로 투자지표로서 리스크가 적다"며 "같은 종목이라도 여러 증권사의 리포트를 종합적으로 분석, 비교해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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