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때 저가 브랜드로 인식됐던 기아 차량이 최근 품질과 디자인 등에서도 인정을 받으면서 표시 가격에 비해 '웃돈'이 가장 많이 붙어 팔리는 브랜드로 탈바꿈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 정보사이트 에드먼즈의 분석 결과 기아는 표시 가격보다 평균 약 6%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어 2위 그룹인 현대차, 일본 혼다, 영국 랜드로버 등이 표시 가격보다 평균 약 4%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처럼 실제 판매 가격이 표시 가격보다 높아진 것은 최근 차량 구매 수요는 넘치는데 글로벌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은 감소하면서 현지 딜러가 가격을 표시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기 때문이다.
CNN은 이처럼 미국 시장에서 기아의 평가가 나아진 이유로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고 소비자들에게 인식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지금처럼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는 딜러들이 이를 활용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 기아차 구매 대기고객 수요도 많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현지에서 저가 제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왔다.
러셀 웨이저 기아 미국 법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기아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성비만을 강조해서 마케팅하지는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아는 차량의 '스포티함'이나 전기차(BEV)·하이브리드차(HEV)의 경우 기술 등 자동차 디자인과 특성·품질 자체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일부 기아 모델은 부품 부족 사태로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기 전에도 이미 표시 가격보다 비싸게 팔렸으며 현재 표시 가격 대비 평균 7% 이상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소비자 관심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종에 쏠리는 가운데 기아가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전기차 라인업을 다수 갖춘 점도 것도 기아 차량이 비싸게 팔리는 요인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기아 순수 전기차 EV6의 경우 현지에서 표시 가격 대비 6.4%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경우 표시가격보다 8%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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