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로이터통신은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영은행들이 홍콩, 뉴욕, 런던 등 해외 지점에서 위안화 보유량을 검토하고 달러를 매도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위안화를 사들이는 동시에 달러를 시장에 팔면 위안화 환율이 급등(위안화 가치는 하락)하는 것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들은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한 달러 매도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으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더해진 영향이다. 지난 28일 위안화 환율은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2647위안까지 뛰어올랐다. 역내·역외 환율을 구분해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상하이 외환시장(역내)에서도 위안화 환율은 장중 0.78% 올라 달러당 7.2295위안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약 14년 만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2위안을 넘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의 상승 또는 하락 일변도에 베팅하지 말라. 장기간 돈을 걸면 반드시 잃는다”며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약 13% 떨어졌다. 최근 한 달간 4%가량 하락했다. 16일 중국 금융당국과 시장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포치(破七: 7위안이 깨짐) 라인’도 무너졌다. 옵션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한 달 내로 달러당 7.3위안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올해 안으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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