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1일 23: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입찰 담합 의혹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지난달 말 최문순 전 자사와 당시 결재 담당자였던 공무원 등 여러 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입건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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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입찰 관련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자 KH그룹은 1일 그동안 의혹에 대해 재차 반박했다.
우선 경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4월 압수수색한 곳도 KH그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알펜시아 입찰을 담당했던 투자유치과 사무실과 입찰 당시 투자유치과 과장이었던 A씨가 근무 중인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 A씨는 알펜시아 매입 의사를 밝힌 한 기업체 관계자 B씨로부터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16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춘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KH그룹 관계자는 "KH그룹이 응찰하기 전 인수를 원했던 다른 기업의 담당자가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뇌물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 KH강원개발은 지난해 강원도개발공사(GDC)의 5차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돼 7115억원에 알펜시아리조트를 인수했다.
이 같은 알펜시아리조트 딜 직후 정치권에선 입찰 담합 의혹이 불거졌다. 강원도가 알펜시아를 '헐값'에 매각하기 위해 KH그룹 계열사 두 곳만 응찰해 그 중 한 곳이 낙찰받은 것은 담합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의혹이 일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지만 일년 지난 현재 아직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중간에 KH그룹은 올해 2월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하고 현재 유휴부지를 고급빌라로 개발 중이다.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재차 부인했다. 공개입찰이 성사되기 위해선 두 곳 이상이 응찰해야 하는데, 응찰한 두 곳이 모두 KH그룹의 자회사라는 것 자체가 담합 아니냐는 의혹의 핵심이다. KH그룹 측은 "법무법인에 유권해석을 맡긴 결과 대표이사가 다를 경우 같은 회사로 볼 수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온비드라는 정부재산정보 입찰시스템의 특성상 개찰 전까지 몇 곳이, 누가 얼마를 적어 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며 "두 곳 이상만 응찰하면 된다는 조항을 만족시켰고 같은 계열사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5차 공개입찰 성사 과정에서 '담합' 같은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곳의 응찰자가 사전에 가격 담합을 했는지, 강원도개발공사 입찰자가 사전에 가격을 공유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알펜시아리조트 잔금도 주고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지연되고 있고, 경찰 수사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담합 의혹을 떠나 정치적으로 엮인 딜의 위험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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