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교칙에 따라 처리가 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도 됐는데 왜 우리 아이더러 퇴학하라는 거죠?"
한 대기업에 다니는 A 씨가 자녀의 퇴학을 권고한 담임 교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A 씨는 퇴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담임교사 퇴학 권유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으로 자녀가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켰으며 가해자로 지목됐다고 털어놓았다.
A 씨는 "아이가 가해자가 돼서 현재 처분이 교칙에 맞게 진행되고 있으며 피해자와도 합의가 됐다"면서 "학생부장은 타지역 전학을 권했는데 담임은 퇴학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왜 담임은 계속 검정고시 준비하라고 설득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퇴학 권고는 인권침해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담임이 자퇴를 권고하는 이유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이 높으며 가해 학생의 반성 정도가 낮아 선도 가능성이 없는 경우다"라며 "그런데 얼마나 답이 없는 상황이면 퇴학을 권고했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학교폭력을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치부하는 부모의 가치관으로 볼 때 가정교육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폭력이 피해자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임에 반해 가해자 쪽에서는 이처럼 그 심각성을 직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해마다 늘어 올해 검거된 숫자는 1만3천명에 이른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폭력 유형별 검거 인원 및 송치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찰의 학교폭력 검거 인원은 6만 4250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학교폭력으로만 하루 평균 35명이 경찰에 검거된 셈이다.
지난 5년간 전체 범죄소년(만 14세 이상~19세 미만) 검거 인원은 32만 3873명으로 이중 살인, 강도, 강간 등을 저지른 강력범은 1만 명이 넘으나 같은 기간 동안 구속된 범죄소년은 3191명뿐이다. 전체 범죄소년 검거 인원과 비교하면 구속률은 단 1%도 되지 않는다.
5년간 소년범죄 재범률은 매년 30%를 넘게 유지하고 있어 계도의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소년부 송치된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4만 4,795명이다.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2017년 7,533명에서 5년 만에 55% 늘어나 1만 1,677명에 이른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것과는 반대되는 추세다.
이에 반해 촉법소년을 포함해 모든 청소년 범죄유형에 대한 예방 활동, 사후관리를 하는 ‘학교전담경찰관’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기준 전국의 학교전담경찰관 현원은 970명이다. 이는 5년 전 대비 139명이 줄어든 수치로, 스토킹과 같은 신규 치안 수요로 인해 감축됐다고 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