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로 일본 자유여행을 갈 수 있게 돼 10월 말 일정으로 항공권을 구매했습니다. 오랜만의 해외여행인 만큼 현지에서 맥주도 마시고, 쇼핑도 실컷 할 예정입니다.”(30대 회사원 A씨)
일본 정부가 10월 11일부터 외국인의 무비자 개인 여행을 전면 허용하는 것을 계기로 2019년 7월부터 이어진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사실상 완전히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때 집중 타깃이 된 분야는 일본 여행 상품과 의류, 맥주였다. 의류와 맥주 판매량은 이미 뚜렷한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로 끊겼던 일본 여행은 개인 여행 허용 소식에 예약이 폭증하고 있다.
3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정부의 무비자 개인 여행 허용 소식이 알려지며 여행 예약 건수가 급증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9월 1~28일 일본 여행 예약 건수는 전달 동기 대비 1032% 늘었다. 참좋은여행의 최근 일본 여행 예약자는 하루평균 500명 남짓이다. 이는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 수준이다.
2019년 7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둘러싼 한·일 무역분쟁이 터진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본격화해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6월 61만1867명이던 일본행 한국인 출국자 수는 그해 12월 24만7959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본 여행 수요는 엔저 현상, 비행 거리 등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보다 더욱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 수요 자체만 놓고 보면 사실상 불매운동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항공편이 정상화되지 않아 여행을 희망하는 사람이 모두 일본으로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불매운동의 주 대상이었던 맥주와 의류 판매량은 이미 뚜렷한 회복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1만807t으로 전년 같은 기간(5005t) 대비 116% 늘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올해 들어 수입 맥주 묶음 할인 대상에 일본 맥주를 포함했다. 2019년 8월 이후 일본 맥주는 관련 행사에서 제외했는데 올해부터 아사히, 삿포로, 기린이치방 등을 포함한 것이다.
일본 의류 부문에서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됐던 유니클로의 실적 역시 회복세다.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20년 9월 1일~2021년 8월 31일)에 5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로 전환했다. 이 기간에 진행한 마르니, 질샌더 등 유명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의 협업 상품은 출시 때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오픈런을 야기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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