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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이 연이어 악재를 만났다. 중국 수요 부진으로 아이폰 증산 계획을 접었다는 소식에 이어 투자 의견을 내린 리포트까지 나오면서 주가가 고꾸라졌다.
대장주인 애플이 휘청거리고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한 탓에 뉴욕증시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와 구글(기업명 알파벳),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애플까지 목표가격 하향
2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1.54% 하락한 29,225.61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84% 내린 10,737.51로, S&P500지수는 2.11% 밀린 3,640.47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610.40으로 장중 연저점을 뚫은 뒤 종가 기준으로도 연저점을 경신했다.
연이은 악재로 애플 주가는 이날 4.91% 급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루 동안 증발한 애플 시가총액만 1200억달러(약 171조원)에 달했다. 전날 애플 주가는 빅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14에 대한 증산 계획이 철회됐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보고서가 애플 주가를 짓눌렀다. BoA는 아이폰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목표가도 기존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다.
BoA는 애플의 2023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기존 6.24달러에서 5.87달러로 줄였다. 이와 함께 아이폰의 경쟁력 하락이 주가 하락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04년 메타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감원과 함께 전면적인 조직 개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고용 동결을 선언한 이후 두 달여 만에 해고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구글은 이날 자사 블로그를 통해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타디아를 약 3년6개월 만에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콜센터 중 한 곳만 남기고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쌓이는 악재에 투자심리 최악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그동안 약세장 속에서도 하락폭을 줄이며 선방해 왔다. 올 들어 나스닥지수가 32%나 내려갔지만 같은 기간 애플 주가는 20% 떨어졌다. 올해 23%가량 내린 S&P500지수보다도 낙폭이 작다.하지만 애플마저 무너지면서 전체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빅테크 외 다른 기업들도 강달러로 인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도 주가 하락 압력을 키웠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3.8%대로 다시 올랐고, 2년 만기도 0.08%포인트가량 오른 연 4.22% 근방에서 거래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하다는 것도 부담을 키웠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기준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이 아니다”며 “침체가 와도 Fed가 금리를 올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을 좋게 보는 시각도 아직 있다. 마켓워치는 금융정보회사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BoA가 애플 투자 의견을 낮췄지만 애플 종목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41명 중 32명이 여전히 매수등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2개월 평균 목표 주가는 현재 수준보다 28% 높아 애플 주식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중소형 증권사인 로젠블랫증권은 이날 “설문조사에서 아이폰14 프로맥스 등 애플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애플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박주연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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