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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보수적인 전망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량거래 때 가격)은 직전 고점인 지난해 7월 4.10달러에서 올 9월 2.85달러로 30.5% 급락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4.81달러에서 4.30달러로 10.6% 떨어졌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PC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 상하이 봉쇄 등으로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주문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업체와 고객사 모두 너무 많은 반도체 재고를 들고 있다”며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며 메모리반도체 하락 사이클에 대응하고 있다. 이날 세계 3위 D램 생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2023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반도체 웨이퍼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감산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도체 생산량 증가폭을 줄여 ‘공급 과잉’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국내 반도체 기업도 일정 기간 공급량을 조절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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