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한국 시간으로 전날 오후 8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경제 동향과 외환시장 협력,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 등을 논의했다. 글로벌 실물경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추 부총리는 "긴축적 글로벌 금융 여건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양국이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외환시장 관련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 장관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양호한 외환 유동성 상황,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에 힘입어 견조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유동성 경색 확산으로 금융 불안이 심화하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추 부총리는 지난달 16일 옐런 장관에게 IRA에 대한 우려를 담은 부총리 명의 서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IRA가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줘 한국 전기차 업계, 국회 등을 중심으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안 해결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옐런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공유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답했다.
이 밖에 양국 장관은 러시아 원유가격 상한제 진행상황, 녹색기후기금(GCF)을 통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대응 지원, 세계은행의 팬데믹 대응 금융중개기금(FIF)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글로벌 물가안정, 기후·보건 이슈 대응에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콜은 미국 재무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양국 장관이 공식적으로 대화한 것은 추 부총리 취임 이후 네 번째이다. 지난 7월 19일 한미 재무장관 회의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추 부총리는 "양국 재무 당국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굳건한 한미 협력관계를 방증한다"며 "양국이 한미 FTA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양자·다자 협력 기반을 토대로 경제협력을 심화·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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