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중국 본토에서 유지해 온 몇 개 안되는 사업인 번역 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 시장 재진출을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선 지난 1일부터 가상사설망(VPN) 등 우회 수단 없이 구글번역 앱을 쓸 수 없다. 네이버의 파파고 등 다른 대부분의 번역 앱은 VPN을 켜지 않아도 여전히 이용할 수 있다.
바이두 등 중국 검색 사이트에서 구글번역 앱을 검색하면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VPN을 켜고 검색하면 구글의 홍콩 번역 서비스가 뜬다. 결국 중국 본토 사람들은 구글번역을 사용하는 길이 원칙적으로 막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구글이 중국 본토에서 번역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세계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에서 사실상 철수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구글은 이번 조치가 중국 내 사용자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계사이드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8월 구글번역 사용자는 PC와 모바일을 합해 5350만명에 달했다.
구글은 2010년 1월 해킹 우려와 중국 당국의 과도한 검열을 이유로 중국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는 대표 서비스인 구글 검색,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유튜브 등의 접속을 차단했다. 중국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스마트폰 업체들은 모두 별도 앱 장터를 운영한다.
중국은 이른바 '만리방화벽'을 활용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서방 매체들도 차단하고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블로그도 모두 막혀 있다.
구글은 2017년 3월 중국에서 번역 서비스를 재개했다. 2018년에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에 5억5000만달러(약 7900억원)을 투자하고,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내에서 미니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가 그해 말 중국 공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중국 시장에 전면 복귀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현재는 홍콩과 대만에 사무소를 두고 중국 기업의 해외 광고 사업을 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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