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더 올리면 개도국 치명상"

입력 2022-10-04 17:39   수정 2022-1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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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개발도상국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NCTAD는 이날 연례 보고서를 내고 “미 중앙은행(Fed)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할 경우 (선진국보다) 개도국에 상당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개도국은 공공과 민간 부채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UNCTAD는 Fed가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이후 3년간 선진국의 경제상승률은 0.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빈국(개도국)의 경제상승률은 0.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Fed가 올린 금리 인상분(3%포인트)만으로도 향후 3년 동안 개도국의 경제 생산이 3600억달러(약 515조원) 감소하는 여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UNCTAD는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인 에너지와 식료품 부족 사태를 완화하는 데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공급 측면에서 유발된 인플레이션을 수요 억제책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UNCTAD는 이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내년 성장률은 2.2%로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Fed의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Fed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강도 높은 추가 긴축을 예고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Fed의 수요 둔화 노력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고물가 압력이 미국 경제 전반에 퍼졌기 때문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까지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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