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히잡 시위'와 관련 외국인 9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탈리아 여행 전문 블로거가 그중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이탈리아 국적의 알레시아 피페르노가 30세 생일인 지난달 28일 이란에서 체포돼 현재 테헤란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페르노의 체포 소식은 그의 아버지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아버지인 알베르토는 지난 2일 테헤란의 교도소에서 걸려 온 딸의 전화를 받고서야 나흘간 딸과 연락이 되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됐다. 알베르토는 즉시 이탈리아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페르노는 최근 6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여행 전문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운영하는 블로거로, 팔로워는 1만2000명 정도다.
지난 7월 중순 이란을 찾았고, 최근 인스타그램에 '히잡 시위' 관련 글을 게재했다.
피페르노는 "정말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또 많은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그들이 결코 목격하지 못할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란을 떠나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현명한 일이겠지만 나는 여길 떠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이 모든 것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의문사하면서 이란에서는 보름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하고 이들을 구금하는 등 강경 진압하고 있으며, 시위와 관련해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국적의 외국인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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