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은 4일 양자컴퓨터 등 양자 정보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알랭 아스페 파리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 존 F 클라우저 JF클라우저협회 연구교수, 안톤 차일링거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를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광자 얽힘 실험을 최초로 성공하고, 벨 부등식을 깨뜨리면서 양자 정보과학을 개척한 공로로 이들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벨 부등식은 양자역학에서 얽힘 상태가 완전하지 않음을 증명한 이론이다. 그러나 이들 과학자 세 명이 이 이론을 반박하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이 현실로 가능해졌다.
양자컴퓨터는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등 각국이 개발 중인 미래형 컴퓨터다. 현재 디지털 컴퓨터의 비트(0 또는 1)가 아닌 큐비트(0이면서 1)로 작동한다. 신약 개발, 물류 최적화 등 조합 최적화 문제를 슈퍼컴퓨터보다 수억 배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컴퓨터’다.
세 과학자는 양자 상태의 얽힘을 이용해 각각 인류사에 없던 실험을 처음 성공시켰다. 얽힘은 멀리 떨어진 두 입자 A, B의 상태가 변할 확률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된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A가 A'로 변하면 B도 B'로 변한다는 뜻이다. 양자컴퓨터에서는 0과 1이 각각 다른 상태로 변할 확률(0→1, 1→0)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의미로 설명된다.
존 클라우저는 칼슘 원자의 광자 얽힘 상태가 존재함을 자체 설계한 광원(빛)을 통해 증명했다. 알랭 아스페는 클라우저의 실험을 발전시켜 칼슘 원자가 흥분된 상태에서도 얽힌 광자를 방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안톤 차일링거는 특수 설계한 크리스털(수정)에 레이저를 쏴 광자 얽힘 상태를 구현하면서 양자통신의 가능성을 처음 밝혔다.
노벨물리학상 평가위원회는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양자 얽힘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밝혀냈으며, 이는 양자 정보과학의 근본적 원리에 대한 해답”이라고 평가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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