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고령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3년 전 20%대였던 60대 이상 비율은 올해 절반에 육박한다. 대규모 세대교체를 앞둔 가운데 기업승계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코스닥 상장법인 경영인 현황’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돼있는 1554개사 CEO 1928명 중 60대 이상 비율은 44.7%다. 해당 비율은 2019년 27.6%, 2020년 32.9%, 지난해 36.7%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고령 CEO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평균연령도 높아졌다. 올해 코스닥 기업 CEO 평균연령은 58.2세로 지난해(56.9세)보다 높다. 40대 비율은 13.1%, 50대 비율은 40.7%, 60대와 70대 비율은 각각 36.9%, 6.4%다. 90대 CEO는 총 3명으로 염홍섭 서산 대표이사, 권재기 세명전기공업 대표이사는 1931년생이다. 지난해에 비해 60대 이상 CEO 비율은 늘었지만 50대 이하 비율은 감소했다.
대규모 세대교체를 코 앞에 둔 가운데 기업승계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은 “코스닥기업 경영자들의 세대교체를 앞둔 시점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 부담으로 기업승계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며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월 기업승계 지원내용을 담은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상속세 공제 대상을 매출액 4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에서 1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고 공제한도를 상향했다. 피상속인의 주식 지분 요건 완화, 사후관리기간 단축(7년→5년), 업종요건 완화 등의 내용도 담았다.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있다. 기업 승계를 지원하는 것이 부의 대물림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장 회장은 “33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는 코스닥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안정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선 기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으로 볼 것이 아니라 부국의 초석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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