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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지난 4월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석 달 뒤인 7월 8일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봇(bot)’이라고 불리는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시장에선 트위터의 주가가 인수 가격보다 내려간 점에 머스크가 불만을 품은 것으로 분석했다.
머스크의 이번 결정은 트위터와의 법정 다툼을 2주가량 앞두고 이뤄졌다. 트위터는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이달 17일부터 닷새간 관련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일각에선 머스크의 트위터 재인수 결정은 이번 소송전에서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재개한다는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이날 장중 13% 가까이 오른 47.95달러에 매매 정지가 이뤄졌다. 거래 재개 이후엔 22.24% 폭등한 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사모펀드 투자설명회에서 트위터를 비상장 회사로 전환했다가 3년 안에 다시 상장시키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상장회사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SEC 등에 회사 내부 정보 등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다. ‘X’앱 등과 관련된 투자 내용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위터를 인수한 뒤 3년 내 재상장시킨다는 계획은 트위터 주주들에게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며 “머스크가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트위터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위터 인수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한 은행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대출 은행들은 머스크에 인수자금을 빌려주고, 해당 채권을 기관투자가들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으로 매각 속도와 금리 설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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