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고위 관계자는 5일 “현재와 같은 정치권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추진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며 “상황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지만 대통령실이 인위적으로 주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온 뒤 여야 지도부를 만나는 것을 고려해보겠다”며 회동 가능성을 열어놨던 대통령실의 당초 입장과 거리가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4일까지만 해도 “여야 대표를 모시고 국정 현안을 논의할 기회를 갖고자 하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새 정부 첫 국정감사를 계기로 여야가 거세게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키우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해 여당의 반발을 초래했다. 윤 대통령이 사과 또는 유감 표명 없이 강경대응 기조를 고수하는 상황도 여야 회동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당을 향한 각종 수사는 야당 지도부의 활동 반경도 제한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들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공소장에 이 대표와 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시하면서 야당의 반발 수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서면조사를 시도한 것도 야권의 반발을 불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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