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은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MBC는 방송도 모자라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듯 백악관에 허위사실을 알리는 질의서를 보냈다”며 “MBC의 자막 사건은 자신들이 지키겠다고 선언한 최소한의 강령과 취재보도 준칙도 지키지 않은 방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음해하고 정권 교체를 기대하는 국익을 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MBC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했을 뿐 아니라 한·미 동맹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좌파 편향 보도가 많은 MBC는 공영방송이길 포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민영화 생각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제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답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틀면서 “잘못한 건 대통령 욕설인데 왜 혼나는 건 MBC냐”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날리면’으로 안 듣는 분들도 있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해외 언론에서도 이미 수없이 보도했는데 (대통령실은) MBC만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거취를 놓고도 충돌했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박성중 의원은 한 위원장을 향해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하지 않냐”며 “방통위 공무원들은 ‘한 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해 소신 없고 비굴하다’는 얘기를 한다”고 했다. 고 의원이 이에 대해 “말이 아닌 얘기에 대해서는 (위원장이) 항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자, 박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말이 아니라니, 사과하세요”라고 반발하면서 소동이 일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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