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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소설이나 연극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을 뜻한다. ‘작품 내용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과 이미지’라는 의미도 있다. 소설의 3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이 다 중요하지만 인물 설정이 확실하지 않으면 사건을 진척시킬 수 없다. <캐릭터는 살아 있다>에서 분석하는 인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다. 그런 만큼 잘 아는 스토리와 친숙한 인물을 통해 캐릭터의 개념을 확실하게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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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동화를 ‘캐릭터의 장르’로 규정하며 동화 속 캐릭터의 세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첫째 특징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사물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동물과 사물은 의인화되면서 인간적인 성품이나 능력, 특성을 보여준다. 동화 캐릭터의 둘째 특징은 어떤 전형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곰돌이 푸우는 태평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 빨강머리 앤은 상상력과 언어의 힘으로 무장한 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 여자아이의 상징이 되는 식이다. 셋째 특징은 사건을 이끌어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 힘을 찾아내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백설공주는 의붓엄마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난쟁이의 도움을 받고, 왕자를 따라가는 수동적인 인물로 보인다. 저자는 이야기 속에 ‘깊은 심리적 의미를 가진 상징을 담은 이야기’라는 의도를 숨겨놨다. 의붓엄마와 사이가 나쁜 것은 아빠 품보다 엄마 품을 떠나기가 더 어렵고,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갈등도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왕자와의 결혼을 ‘왕족을 동경하는 허황된 행동’으로만 보면 안 된다. 왕자와 공주는 자신의 존재를 가장 빛나고 가치있게 만드는 상태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백설공주는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하는 캐릭터인 셈이다.
<오즈의 마법사> 속 도로시는 마법을 전혀 쓸 줄 모르면서 뇌가 없는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와 함께한다. 모자람을 아는 겸손, 그걸 채우기 위해 험한 길도 마다 않고 가는 의지, 서로서로 돕는 우정, 실망해 주저앉지 않는 낙천성이 바로 도로시의 캐릭터다. 덕분에 도로시는 온갖 신기한 존재들이 사는 놀라운 나라 오즈에서 주인공이 된다.
저자는 좋은 캐릭터를 ‘어떤 보편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그런 설명의 범주를 뛰어넘는 개성과 참신함도 있어야 한다’고 정리한다. 한마디로 납득할 수 있으면서 다른 작품과 구별되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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