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문 좁아지자…공모 회사채 데뷔 절반으로 줄어

입력 2022-10-09 14:16  

이 기사는 10월 09일 14: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다. 대표적인 '돈줄'인 회사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우량 회사채 외면에 발행시장 '위축'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올 들어 총 9곳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18곳의 기업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발행 규모도 급감했다. 올해 초도발행된 회사채는 총 9790억원으로 지난해 2조8530억원에 비해 65%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신규 발행사들이 등장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발행만 하면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종근당), 게임(펄어비스?컴투스) 등 그간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은 업종에서 초도발행 기업들이 속속 나타났다. 하지만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기업들은 신용등급 A급 이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기관투자가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비우량 회사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초도발행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기업들의 수요예측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초도발행이 줄어든 주요 요인이다. 올해 초도발행을 결정한 9개 기업 중 6곳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KCC글라스(AA-급) 등 일부 우량채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요예측에서 목표물량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대기업 계열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든 SK그룹의 부동산 계열사 SK디앤디는 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초도발행을 고려하는 '뉴 이슈어(New Issuer)'들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인해 평판이 깎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 회사채 피해 사모채, P-CBO 등 우회 조달 시도
연말까지 회사채 초도발행 물량은 씨가 마를 전망이다. 자금 조달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기관투자가들도 자금을 모두 소진하지 않은 채 예년보다 일찍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채 발행 일정도 줄줄이 밀리고 있다. 이달 회사채 발행을 검토했던 교보증권(AA-급)은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단골 손님인 건설사들은 발행 시장을 찾는 대신 현금 상환으로 버티고 있다.

공모 회사채 시장을 피해 우회 발행을 시도하는 기업들도 있다. CJ E&M(AA-급)은 지난달 29일 사모채 시장에서 총 2100억을 발행했다. 중견·중소기업이 주로 찾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을 시도하는 곳들도 있다. 올 들어 SK실트론, LX하우시스, 대우건설 등이 설립 후 처음으로 P-CBO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크레딧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며 "거시적 불확실성 속에서 고강도 긴축 기조가 짙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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