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3분기 21조1714억원의 매출과 746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25.1% 증가했다. 특히 매출은 역대 최대였던 올 1분기(20조9690억원)를 뛰어넘으며 신기록을 썼다.
반면 장사를 잘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5978억원이었지만 제너럴모터스(GM) 리콜 비용으로 약 4800억원의 대손충당금이 반영된 것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1조원이 넘었다는 얘기다. 올해 3분기와 비교하면 3000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TV 사업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 회사의 TV 사업은 악화일로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유럽 내 에너지 공급 불안 등의 악재가 겹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TV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을 대폭 늘리면서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3분기 HE(TV)사업본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90%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가전 사업 역시 녹록지 않았다. ‘LG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한 덕에 매출은 늘었다. 하지만 원자재값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은 지난해만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VS(자동차 부품)사업본부가 두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간 것이 위안거리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완성차 업체의 생산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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