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이런 경제지표는 최근의 흐름 그대로 온통 어둡지만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예측 불허의 글로벌 ‘반도체 대란’과 고공 행진하는 에너지 가격 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환율 급등, 인플레이션 와중에 하강의 롤러코스터를 탄 주가와 주택시장을 보면 이미 복합위기의 상당한 지점까지 들어선 것이 기정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끝없는 대결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변곡점과 반등 시기를 내다보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내일 한국은행이 정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되고 있지만, 금리 변수도 이제는 약해지고 무뎌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부가 대통령 주재로 잇달아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왔지만 지금과 같은 수세적·소극적 대응 행보로는 경기의 조기 반전이 영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은 하루가 다급한 반도체특별법은 뒷전인 채 기업을 더 옥죄는 ‘노란봉투법’에나 매달리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악화하는 지표로 거듭 확인되는 지금의 복합 불황은 대증요법으로 조기에 벗어날 수 없다. 중장기 비전을 세우며 근본 처방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의 펀더멘털 지키기 차원에서 가장 근본적 대책은 규제 혁파다. 미래 먹거리 산업의 새순이 돋게 해야 위기 이후를 준비할 수 있다. 허약해진 인체로 비유하자면 탄탄한 골격의 건강한 체형을 다시 만들어야 뛸 수 있다. 당장 힘들어도 기본을 다시 다져놓으면 위기 극복을 앞당길 수 있을뿐더러 위기 이후에 제대로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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