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술전쟁의 최전선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은 요즘 인재난에 빠져 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미래를 이끌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인력을 구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조선과 2차전지 업계는 다른 회사의 핵심 인력을 놓고 쟁탈전까지 벌이는 중이다. 다른 한편에선 수많은 이력서를 내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는 청년들의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도 소용없다. 한쪽에선 사람이 없다고, 다른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왜 이런 미스매칭이 발생하는 걸까.
오는 11월 2~3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인재포럼 2022’(한국경제신문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공동 주최)에서는 세계적인 교육전문가들과 기업의 인적자원(HR) 담당자들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글로벌 인재포럼에 참석하는 전문가들은 “대전환 시대를 맞아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 학교 기업 등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경제 주체가 이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핵심 키워드는 ‘융복합’이다. 자율주행차처럼 자동차와 IT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융복합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승 쿠팡 대표는 “이제는 물류산업도 AI, 드론,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선 이 같은 융복합 전문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해 해외에서 전문 인력을 데려올 수밖에 없다”며 “첨단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 전반에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 마련된 각 세션에선 융복합 인재 양성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전환 시대에서의 신산업 인재 양성 선순환 구조 탐색’(11월 3일 오전 11시) 세션에는 마이클 펑 몬테레이공과대 미래교육연구소 전문이사, 최영섭 한국기술교육대 직업능력심사평가원장, 얼리샤 텅 그레이트 플레이스 투 워크 범중화권지역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발표·토론자로 나선다.
‘X+SW·AI 빅블러 시대의 인재’(11월 3일 오후 2시) 세션도 주목할 만하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지고 핀테크와 같이 업종 간 구분도 사라지고 있다. 산업 생태계 변화에 발맞춰 분과 학문의 칸막이를 넘어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을 융합적으로 활용하는 ‘노마드형 인재’가 요구되고 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이 세션의 좌장을 맡고, 조병영 한양대 러닝사이언스학과 교수와 구범준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대표 등이 발표자로 참여한다.
융복합 역량은 창업에도 요구되고 있다. 11월 3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디지털 시대의 창업정신과 성공 DNA’ 세션에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초청해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성공 DNA는 무엇인지 등 생생한 창업스토리를 들어본다.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 및 엘비스(LVIS) 창업자, 이승훈 링글 공동대표,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등이 참여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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