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84258.1.jpg)
급등한 집값에 서울을 등진 2030 젊은이들이 올해는 인천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옮긴 인구가 압도적이었으나 올해는 9월 말까지 인천의 신규 인구 유입 규모가 지난해의 두 배에 달했다. 2021년 14만 명에 달한 경기도의 인구 증가폭이 올 들어 9월까지 8903명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검단신도시 등 올해 인천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한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A.31487626.1.jpg)
지난해 서울을 떠난 젊은 층을 대거 흡수하며 13만8436명의 인구가 늘어난 경기도는 신규 유입 인구가 8903명에 그쳤다.
인천으로의 인구 유입은 검단신도시 등 주로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입주 물량 집중으로 전·월세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젊은 층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작년까지 3억원이 넘었던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셋값은 2억원대 중반까지 내렸고, 대출이 있는 물건은 1억원대에도 나온다. 직선거리로 11㎞ 정도 떨어진 서울 마곡동 아파트 전셋값이 7억원, 화곡동의 방 3개 빌라가 4억원을 웃도는 것과 비교된다.
인천으로 이주하는 주민의 대부분이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값싼 전·월세를 찾는 수요뿐 아니라 2~3년 전 분양받은 뒤 입주하는 실수요자가 많다는 게 현장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천 당하동 검단한신더휴공인 관계자는 “전·월세 입주자는 나이가 많아야 40대 초반이고 대부분이 20~30대 신혼부부”라며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도 서구의 새 아파트로 많이 이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아파트 입주가 몰린 인천 아라동은 주민 평균 연령이 33.4세로 인천 주민 평균연령 43.2세보다 열 살가량 젊은 편이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교통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지난 6월 39호선 국도가 확장 공사를 시작했고, 인천 지하철 1호선 연장선은 2024년 개통 예정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건설이 추진 중이며,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선도 검토되고 있다.
양주 옥정 등 경기권에도 입주를 시작하는 신도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서울의 인구 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1988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한 서울의 인구는 2020년 1000만 명 선이 무너진 뒤 해마다 빠르게 줄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제외하고는 서울 도심 내 주택을 공급할 만한 부지가 없어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도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올 들어 9월까지 서울의 신규 공급은 3529가구에 그쳤다. 급등한 집값도 부담 요인이지만 새 아파트 공급 자체가 급감한 상황이 젊은 층의 ‘탈서울’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는 투자재 성격도 있지만 내구성 소비재 성격도 갖고 있다”며 “과거 수년간 주택 정책은 아파트를 투자재로만 봐 거품을 억누르는 데 치중하고 도심 주택 건설 확대의 순기능은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