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핵위협 침묵하는 北 추종자"…이재명 "해방 후 친일파 같다"

입력 2022-10-11 18:17   수정 2022-10-12 01:08


여야가 한·미·일 군사 합동훈련을 두고 때아닌 ‘친일(親日)·종북(從北) 색깔론’ 논쟁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을 비판하는 여권을 겨냥해 “친일파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며 연일 ‘친일 안보’ 주장을 이어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정은 왕조의 핵위협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독재자의 추종자들”이라고 맞받았다. 정치권에서는 “핵실험 등 북한의 대규모 도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양당이 지지세 결집에만 골몰해 극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친일 안보’ 공세 수위 높인 野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열고 “위기를 핑계로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합동훈련에 대해 “대한민국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한다는 시그널(신호)을 줄 수 있다”며 “일본과의 군사 합동훈련은 북·중·러의 군사적 결속을 자극해 한반도 냉전체제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날 자신의 ‘욱일기 발언’을 둘러싼 여권의 반발에는 “시대착오적인 종북몰이”라고 응수했다. 이 대표는 “해방 이후에 친일파들이 했던 행태와 다를 바가 없다”며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자고 강 대 강 대결을 통해 군사 대결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발언에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기들 집권할 때 실컷 욱일기를 단 함정을 한국까지 정박해놓고 이제 와서 이 말을 하는 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 대표가) 한반도에 욱일기가 걸릴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럼 인공기는 걸려도 괜찮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출근길에 “북한의 핵 위협 앞에 어떠한 우려가 정당화될 수 있겠나”라며 이 대표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대응체제를 구축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지층 결집 위해 ‘반일 프레임’”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일본과의 안보협력을 문제 삼는 데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 해외 순방 과정에서 ‘비속어 논란’으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무능이 도마에 오른 만큼 여세를 몰아 지지율 반등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 인사는 “성남FC와 쌍방울 관련 수사 진척으로 정치 생명에 위협을 받자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인 ‘반일 프레임’을 꺼내 든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정 위원장의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을 두고 여당 내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라고 반문한 뒤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박홍근 원내대표가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라며 일제가 조선 침략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 식민사관을 드러냈다”고 쏘아붙였다.

정 위원장은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면 안 된다”며 “김정은 왕조의 대한민국 핵위협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인민을 압살하고 있는 독재자의 추종자들”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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