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자유치 과정 자체가 ‘힐링’이었어요.”
투자 혹한기에 151억원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소통 기반 성장플랫폼 클라썸의 이채린, 최유진 대표는 “투자자들이 우리를 신뢰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통 창업자들에게 투자유치 라운드는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이들한테는 정반대였다.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두 대표는 “투자사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투자사가 너무 좋아서 계획했던 시기보다 앞당겨 투자받았다”고 얘기했다. 당초 내년에 시리즈 B 라운드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신규 투자자로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참여하면서 지난 6일 프리 시리즈 B 단계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기존 투자자인 빅베이슨캐피탈, 펄어비스캐피탈, 스톰벤처스도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225억원이다. 금리인상으로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클라썸은 KAIST 출신의 두 대표가 2018년 함께 설립한 에듀테크 기업이다. 실시간 화상강의, SNS형 게시글 피드, 채팅형 질의응답 등을 통해 구성원의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를 끌어내는 플랫폼을 기업 대상 소프트웨어 서비스(B2B SaaS) 형태로 제공한다. 현재 클라썸은 전 세계 32개국 6000여 개의 기업과 학교 등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연세대, KAIST 등은 모든 수업에 클라썸을 쓰고 있으며 삼성, LG인화원, 직방, DB그룹 등 주요 기업도 클라썸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클라썸의 두 대표가 투자사를 함께 성장할 파트너로 여긴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두나무앤파트너스로부터 처음 연락이 온 것은 지난해 연말이었다. “후회하지 않도록 해드리겠다”는 이강준 두나무앤파트너스 대표의 첫 마디가 수 개월간 진심으로 와닿았다는 게 이채린 대표의 얘기다. 마침 사무실도 3분이면 오갈 수 있던 터라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임수진 파트너는 수시로 클라썸 사무실로 와서 한 팀처럼 일을 도왔다. 이채린 대표는 “든든하다는 게 뭔지를 느꼈다”고 했다.
투자유치 과정도 남달랐다. 정형화된 기업설명(IR) 발표회는 없었다. 투자자들과 수시로 소통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회사가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방향성을 도와주는 과정이었다”며 "투자사들이 클라썸의 매출 기반의 빠른 성장세와 글로벌 확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사들의 응원 한마디도 ‘힐링’이 된 이유였다. “짧지 않은 벤처투자 인생에서 오래 기억되는 투자 중 하나가 될 것 같다”는 이강준 대표의 말이나,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다”는 안진형 파트너의 말이 클라썸의 두 대표에게 진심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임수진 파트너는 투자유치 결정 이후, 하트 무늬에 직접 꾸민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클라썸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스톰벤처스 등 기존 해외 투자사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에서 오랫동안 심사역으로 활동해온 이강준 대표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최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는 매출 중심 성장세를 공고히 하고, 미국 시장에서는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재 채용에도 공격적으로 나선다. 현재 클라썸의 임직원은 54명이다. 이미 사무실은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리모델링 중이다. 프로덕트, 마케팅, 글로벌 팀 등 전 직군에서 채용하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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