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이 2년 5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상장 폐지 여부 심의 결과 '상장 유지'로 결론 나면서다. 그간 거래 정지에 발이 묶였던 17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드디어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 적격성을 심의한 결과 상장 유지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지난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추가 개선기간을 부여할 때 내건 과제들을 대체로 이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은 거래소의 요구대로 연구개발(R&D) 인력을 늘리고 기술위원회를 설치했다.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와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해 신규 파이프라인도 만들었다. 지난달 8일 신라젠은 개선계획을 이행했다는 내용의 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상장 폐지를 면하게 된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은 2년 5개월간의 묵은 때를 씻어낼 수 있게 됐다. 올 6월 30일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 수는 16만5483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총 6792만6063주다. 거래정지 전 주가(1만2100원) 기준 소액주주들의 주식 가치는 약 8219억원 수준이다.
당장 내일(13일)부터는 주식 거래도 풀린다. 시초가는 동시 호가 기준가의 50~200% 범위에서 매수량 기준으로 가장 높은 가격으로 결정된다. 여기서 기준가는 거래 정지 전 종가(1만2100원)다. 신라젠의 경우는 6050~2만4200원 사이에서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1심 격인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심사위)는 2020년 11월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다. 개선기간이 끝난 뒤 심사위가 상장을 유지하는데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신라젠은 올 1월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하지만 지난 2월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6개월의 개선 기간을 추가로 부여했다.
이날 신라젠 최대주주 엠투엔(지분율 18.23%)은 신라젠 거래 재개 기대감에 전일 대비 10% 넘게 뛰었다. 장중엔 18.74% 급등하기도 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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