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술핵 재배치는 후순위 카드"

입력 2022-10-12 18:13   수정 2022-10-13 02:13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우리 정부도 ‘전술핵 재배치’ 카드를 본격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자, 여당의 고위 관계자들이 이 같은 강경론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아직 전술핵 재배치는 후순위 카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북한이 다양한 전술핵 운용을 시도하는 현재 상황에선 모든 군사 옵션을 열어 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아직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시키는 데 (대북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기 전까지는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 무기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전략을 기조로 삼는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 같은 원칙을 확인하면서 2018년 초 이후 중단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에 합의했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기존 입장은 최근 조금씩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면서 대통령실에서도 “북한의 핵실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전술핵 재배치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나라와 미국 조야의 여러 의견을 잘 경청하고 따져보고 있다”고 말한 배경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CNN 인터뷰 당시만 해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에선 강경론이 커지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물론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역시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 의원은 “북한이 핵무장을 이미 사실상 완성했다”며 “핵에 대해서 재래식 무기로는 이길 수 없으니 결국 우리 스스로도 핵 능력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발언 직후 집권 여당 고위 인사들의 강경 발언이 잇따라 나오는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전술핵 부대의 훈련까지 공개하며 위협하는 상황에서 보수당 정부의 대응이 무기력한 게 아니냐는 핵심 지지층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포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는 한편 중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다만 자체 핵을 보유하는 방안엔 거리를 두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확장억제의 획기적인 강화 방안을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는 미국의 핵 관련 정보와 핵 운용 절차 등을 공유하면서 위기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김동현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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