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빅스텝…"경기 희생해도 물가 잡겠다"

입력 2022-10-12 18:37   수정 2022-10-13 01:36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연 3%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자 사상 첫 5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경기 둔화 우려가 크지만 한은은 물가 안정과 환율 방어가 더 급하다고 판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리 결정 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5~6%대 높은 수준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상방 리스크가 추가로 증대됐다”며 “환율 상승 기대가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이고 금융 불안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는 점을 고려해 정책 대응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5%대라면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경기를 희생하든지 간에 금리 인상 기조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최종 금리(금리 인상 사이클상 정점)를 연 3.5% 수준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수 금통위원의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라며 “그보다 낮게 보는 금통위원도 있다”고 했다.

11월에도 빅스텝을 이어갈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금통위원 간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국제 에너지 가격 움직임 등 대외 여건 변화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금통위에서는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수의견’이 나왔다.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은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했다. 한은은 이번 빅스텝 등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조미현/임도원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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