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대응으로 치러야 대가가 과한 조치에 따른 대가보다 훨씬 크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선 경제 성장을 희생시켜서라도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을 시장에 재확인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 의사록에 나온 표현이다. 추가 긴축 정책의 속도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긴축'이라는 대세를 바꾸진 못했다. 인플레이션 주요 지표 중의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CPI)도 9월에 더 올랐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전장보다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물가상승률을 낮춰야 한다는 매파들의 주장에 빛을 보지 못했다.
한 참석자는 노동시장이 둔화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싸움에 대한 노선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 경험을 되돌아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몇몇 참석자는 "역사적 경험에 비춰볼 때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의 기간을 조기 종료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1970년대 미국의 리처드 닉슨 행정부는 실업률 하락과 경기부양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용인했지만, 결국 1·2차 오일쇼크와 맞물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잡지 못해 생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FOMC 9월 의사록이 공개된 날 Fed의 미셸 보먼 이사 또한 강력한 긴축 의지를 강조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보먼 이사는 이날 한 행사 연설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면서 "지속가능한 기반 위에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달성이라는 목표를 충족하려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연 2%)으로 낮추는 게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내려가는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상당한 크기의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테이블 위에 둬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달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금리 상단을 3.25%로 끌어올렸다. 올 연말까지 1.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도 예고한 상태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34포인트(0.10%) 하락한 29,210.8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81포인트(0.33%) 떨어진 3,577.0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09포인트(0.09%) 밀린 10,417.10으로 장을 마감했다.
실제 미국 노동부가 같은 날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2% 상승보다도 높았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발표를 앞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의 미국 9월 CPI 상승률 전망치(작년 동기 대비)는 8.1%다. 지난 8월 미국 CPI 상승률(8.3%)보다는 소폭 낮은 것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8월의 0.1%보다는 근소하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는 6.5% 각각 올랐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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