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우크라이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중국은 옥수수와 대두(메주 쑤는 콩) 등 주요 식량 종자의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브라질에서 수년째 종자 사업을 벌여왔다.
글로벌 곡물 기업인 카길, 번지,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 등이 브라질에서 운영 중인 45개가량의 저장시설이 중국으로의 옥수수 수출 예비허가를 받았다. 소식통은 이르면 12월부터 중국행 선적이 시작될 예정이며,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연간 옥수수 소비량 3억90만t 가운데 9.4%인 2845만t, 금액으로는 80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 미국산 56억달러, 우크라이나산이 23억달러였다. 달러화 강세 속에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 가격이 3개월 동안 20% 이상 상승하자 미국산을 대체할 필요가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브라질은 세계 2위 옥수수 수출국이지만 중국은 9년 동안 브라질산을 수입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양국 정부 합의로 브라질이 자국 농부들에게 파종에 앞서 병충해 예방을 위한 화학물질 사용·작물 관리지침을 제공하도록 규정하는 등 수입 재개 절차를 밟아왔다.
중국은 주요 식량 가운데 대두(85%)와 옥수수의 수입 의존도가 높다. 돼지고기 사료용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중국산은 미국산이나 브라질산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두 수입은 지난해 브라질산이 313억달러로 1위, 미국산이 169억달러로 2위였다.
중국은 수입 옥수수와 대두의 종자가 카길, 몬산토 등 서방 기업 제품이라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룽핑가오커 등 중국 국유기업들은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이 발발하자 일제히 브라질에 진출해 현지에서 종자사업을 확대해 왔다.
중국이 미국산 대신 브라질산 옥수수 수입을 늘리는 것은 미·중 신냉전 속에서 미국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종자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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