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와 스타트업 크립토랩은 금융권 최초로 동형암호를 활용한 데이터 결합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동형암호는 원래의 데이터를 수학 함수를 이용해 변형시켜 알아볼 수 없게 암호화한 뒤 이를 그대로 분석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 수학 기술이다. 금고 안에 책을 넣은 뒤 금고를 열지 않은 채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무엇인지, 주인공이 누구인지 맞히는 것과 비슷하다.
크립토랩은 기존에 통용되는 동형암호 기술인 'MS SEAL'보다 90배 빠른 속도로 연산이 가능한 동형암호 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신한금융은 크립토랩과 함께 그룹사가 보유한 보험계약 데이터와 대출 고객 데이터를 동형암호를 통해 결합하고,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시연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기술 검증을 통해 고객 정보를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종 산업 간 데이터를 결합하는 등 고부가가치 '데이터 비즈니스'를 창출할 계획이다.
김명희 신한금융 최고디지털책임자(CDO·부사장)는 "데이터 산업의 발전과 고객정보 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암호화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신한금융은 금번 기술 검증을 토대로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는 "이번 기술 검증을 계기로 금융권에서 동형암호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비즈니스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적으로 동형암호 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한국의 활용 사례를 지속 확장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겠다"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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