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회사 선언을 주목하는 이유

입력 2022-10-13 17:38   수정 2022-10-14 07:11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로 바꿔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모든 신차에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을 적용하는 등 기술력 강화에 2030년까지 18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현대차의 변신 선언을 주목하는 이유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에 우리 먹거리는 물론 제조업 전체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물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 5G(5세대)통신 등 첨단 기술이 한꺼번에 녹아드는 용광로인 모빌리티산업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격전장이자 최대 승부처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구글 애플 IBM 아마존 등 빅테크까지 자율차 기술 전쟁에 뛰어들었다. 맥킨지는 모빌리티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30년 1조5000억달러로 반도체 시장(1조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가 일찌감치 전기차와 자율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현대차는 세계적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미국에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 등 미래에 투자해왔다. 최근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했다. 차세대 로봇 개발을 위해 미국에 로봇 AI 연구소도 세울 계획이다.

현대차의 발 빠른 전환 전략은 먹혀들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탄생한 아이오닉 5, EV6 등이 인기를 끌면서 올 상반기 미국에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점유율 2위에 올랐다. 하이브리드카만 고집하다가 전기차 시장에서 밀려난 도요타와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종합 모빌리티솔루션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모빌리티산업은 내연기관 시대의 낡은 규제에 묶여 있다. 글로벌 공유킥보드 업체들은 한국에서 사업을 접었고 로봇, 드론도 규제에 막혀 옴짝달싹 못 한다. 현대차 같은 기업들이 마음 놓고 과감한 혁신과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걸림돌을 싹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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