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앞두고 베이징 한복판에 걸린 '시진핑 반대' 현수막

입력 2022-10-13 19:46   수정 2022-10-13 19:5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시내에 시 주석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이징 하이뎬구 고가도로인 쓰퉁교(四通橋)에 빨간색 글씨가 쓰인 두 개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하이뎬구에는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명문대학들이 몰려 있다. 쓰퉁교와 칭화대는 6㎞가량 떨어져 있다.

현수막 하나에는 핵산 말고 밥을, 봉쇄 말고 자유를, 거짓말 말고 존업을, 문화혁명 말고 개혁을, 영수(지도자) 말고 투표를 원한다, 노비가 아니라 공민이 돼야 한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

'핵산 말고 밥을, 봉쇄 말고 자유를 원한다'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는 말로 해석된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은 시 주석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과 집단지도체제에서 마오쩌둥의 계획·통제경제와 1인 집중 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영수 말고 투표'은 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에서 마오쩌둥이 누렸던 '영수' 칭호를 얻는 것과 투표권이 없는 대다수 국민의 현실을 동시에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현수막에는 ‘수업을 거부하고 파업하고 독재국적 시진핑을 파면하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베이징은 당대회를 앞두고 삼엄한 경비를 유지하고 있다. 당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과 그 주변 톈안먼광장은 수백m 밖에서부터 신분증 검사를 통과해야 접근할 수 있다. 방역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에는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 결과가 있어야 진입할 수 있고, 진입 후에도 3일간 3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으로 비판하는 현수막이 시내 중심에 내걸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만 일각의 이런 움직임에도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1인자 지위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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