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각한 것도 짜증나는데"…억울한 직장인 폭증한 까닭 [이슈+]

입력 2022-10-16 15:46   수정 2022-10-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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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이 멈춰서 회사에 지각하는 것만큼 억울하고 짜증 나는 일이 없어요. 부장님에게 상황을 말씀드렸지만 '그러니까 더 일찍 다녔어야 한다', '핑계 대지 마라'고 혼났습니다."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서울 여의도로 매일 출근하는 30대 직장인 A 씨의 하소연이다.

A 씨가 집에서 회사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집 문을 나서 회사 도착까지 2시간. '지하철 연착 때문에 늦었다'는 A 씨의 주장은 과연 부장님의 말대로 핑계였을까?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차량 및 신호 고장 등으로 10분 이상 운행이 지연된 사례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지연운행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차량 고장이나 신호 설비 장애 등으로 운행이 10분 이상 지연된 사례는 총 62건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코레일 운영 구간(1·3·4호선 일부)에서 발생한 15건도 포함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과 2019년에는 나란히 3건을 기록했으나 2020년 9건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25건으로 거의 3배로 급증했다. 올해는 이미 22건으로 월평균 2.4건에 달했다.

지연 사유는 차량 고장이 39건(62.9%)으로 최다였고 기타사고 13건, 신호 장애 10건 등이었다. 호선별로는 2호선(16건), 4호선(12건), 1호선(10건) 순으로 지연 운행이 많았다.



지연 시간은 대부분 10분∼20분 정도였으나, 1시간 넘게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올해 7월 1일 5호선 하남 풍산역에서는 전동차 고장으로 93분간 차량 운행이 중단됐다. 또 5월 24일 3호선 매봉역에서는 선로 근처에서 불꽃(스파크)이 일어 퇴근길 열차가 62분간 멈췄다.

공사 측은 차량 고장이 빈번한 것은 노후화와 신형 전동차의 초기 장애 증가 때문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신호장애는 주로 2호선에서 발생했는데 2006년에 준공된 신호시스템이 노후한 데다 두 가지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면서 장애가 잦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공사는 "차량과 장비 교체 시기가 다가와 재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며 "신조 차량 운행이 안정화되고, 신호 설비가 개량되면 장애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매년 차량 고장, 신호 고장 등의 사유로 지하철이 지연운행 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는 지하철 지연운행 방지를 위해 열차와 신호 등 장비에 대한 철저한 사전점검 및 불시의 사고를 대비한 매뉴얼을 구축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지하철의 연착으로 지각했다면 '간편지연증명서'를 발급받아 본인에게 필요한 기관에 제출할 수 있다. 간편지연증명서는 지하철의 고장이나 연착을 증명해주는 문서다.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METRO9(9호선) 등 사이트에서 발급이 가능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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