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할인 금액만 659억원"…배민, 매달 쿠폰 뿌리는 이유

입력 2022-10-14 17:57   수정 2022-10-21 18:54

대학생 김성호 씨(25)는 요즘 편의점에 가지 않는다. 대신 배달앱을 통해 편의점 상품을 배달받는다. 편의점에서 ‘2+1’ 또는 ‘1+1’ 등 덤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주로 구매하고, 배달앱이 뿌리는 수천원짜리 할인쿠폰을 사용한다. 김씨는 “퀵커머스 플랫폼마다 거의 매달 편의점 상품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퀵커머스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플랫폼별 할인쿠폰 살포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마트’ ‘배민스토어’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쿠폰 할인 금액은 659억원에 달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8~9월 퀵커머스 서비스와 관련해 발행한 할인쿠폰은 ‘앱에서 편의점 상품 2만원 이상 주문 시 8000원 할인’ ‘2만원 이상 배민페이(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결제 시 7000원 할인’ 등이다.
적자 감수하면서 쿠폰 마케팅
우아한형제들은 이렇게 쿠폰을 뿌리면서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7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물류센터를 새로 짓는 등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업계의 마케팅 경쟁도 한창이어서 올해도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가 이렇게까지 쿠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건 퀵커머스 사업 성공의 필수 조건 중 하나가 ‘많은 이용자 수’이기 때문이다.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확실한 1위가 없는 가운데 참여자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B마트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배민스토어를 통해 편의점 상품을 배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뛰어든 요기요의 ‘요마트’, 쿠팡이츠의 ‘쿠팡이츠마트’도 활발하게 서비스 중이다.

대형마트업계도 최근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마트가 지난 4월 서울 논현동에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쓱고우’를 론칭했다.

이런 시장에서 승기를 굳히려면 최대한 많은 고객을 모아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배달해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는 얘기다.
“배달시간 늦춰야”
퀵커머스 업체들이 궁극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고객 불만을 감수하더라도 배달 시간을 지금보다 많이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퀵커머스라고 하면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를 4~5시간으로 늦추는 대신 한 번에 많은 상품을 배달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륜차로 1시간에 한 건만 배달하는 것보단 5시간 안에 사륜차로 30건 정도를 배달하는 것이 인건비 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홈플러스가 이런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홈플러스의 ‘오늘 밤 마트직송’은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밤 12시 이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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